챕터 188

복도 끝의 존재들은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들은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정확한 동시성을 가지고 전진했는데, 마치 각각의 발걸음이 말로 된 명령이 필요 없는 보이지 않는 위계 속에서 리허설을 거친 것처럼 보였다. 희미한 빛이 그들을 조각냈다. 먼저 그림자가, 그다음 실루엣이, 그리고 마침내 급박함은 없지만 흔들림 없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체 윤곽이 드러났다.

카탈리나는 처음엔 움직이지 않았다. 망설여서가 아니라,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눈으로 하는 독해가 아니라, 정체성보다 구조를 먼저 감지하는 알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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